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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의 휘어진 기둥속에서 우리의 삶을 느껴보다. (서산/개심사)

바따구따 2012. 11. 5. 06:30

 

개심사의 휘어진 기둥속에서 우리의 삶을 느껴보다.

(서산여행/개심사) 2012.10


한 20년즘 되었나요?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참 재밌게 읽은 책 중 하나인데요. 당시 그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전국 유적지를 다니며 답사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됩니다.


그 중 제일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 바로 이 개심사인데요.

나름 가까우면서도 기회가 없다보니 근래에 들어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문을 통과해서 쭉 가면 개심사가 나온다는 것을 알리는 일주문입니다.

근래에 세워졌는지 개심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반대로 웅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산사로 올라가는 길은 흙길이 아니지만 조용한 산길을 걷는 기분입니다. 

길을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져 오는게 

마음에 쌓여있던 근심과 걱정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세심동이란 이정표를 지나면 경사가 있는 산길이 나오는데요.

근래에 공사를 했는지 상당히 깔끔하더라구요.

깔끔한건 좋은데 머리속에 그려진 그런 산길이 아니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위 사진하고는 상관없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보면 그런 글이 나오죠.

사람들이 몰리면 개심사도 끝이라고..

저도 그 사람 중 한 명일테지요.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개심사가 가지고 있는 옛스러움과

소박한 모습이 사라진건 아닌가 초반에 걱정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가을이 깊어지게 되어 배롱나무 꽃과 감도 떨어지겠죠.

그리고 나무가지에는 하얀 눈이 그자리를 대신할테고요.


개심사는 여러 보물을 간직한 백제시대에 창건된 천년사찰입니다.

창건될 당시 개원사라 했는데 고려시대 중건하면서 개심사로 이름이 바뀌었답니다.


주요 건물로는 스님들의 생활공간인 심검당(문화재 자료 제138호)이 있고요.


그리고 사찰의 중심인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보물 제143호)이 있습니다.

대웅전의 기단은 백제시대 것이고 현재 보이는 건물은

 조선시대에 중건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몇 안되는 조선초기의 건축양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역사학적이나 고건축학적으로 귀중한 문화재였습니다.




그런데 대웅전 지붕위 뭔가가 보이시나요?


도자기로 만들어진 연꽃 봉오리들이 지붕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보는 장식물인데요.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전등사, 통도사와 더불어

이곳 개심사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형물이라고 하더라구요.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명부전은 

문화재 자료 제194호로 지정된 조선초기의 건물입니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그 효험이 크다하여 오늘날에도 많은 

참배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요.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소를 찾는 과정에 비유하여 

그린 심우도가 명부전 벽면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불교도가 아니지만 이런 심우도의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마음속에 와닿는것이 있어 절에서 볼때마다 눈여겨 살펴 보곤 합니다.


이즘에서 개심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끝내고요.

개심사의 아름다움 중 하나인 휘어진 기둥들 사진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기둥은 직선이고 반듯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버리는데요.

제 멋대로 휘어진 기둥이지만 하늘을 받치며 땅을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이 기둥에 투영시켜 보았는데요.

사람들의 모습과 성격은 제각기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겠지요?


굴곡진 기둥들은 과거 고달프고 힘들었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세월속에 갈라진 틈은 우리네 아버지의 주름이요,

어머니의 부르튼 손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용이 꿈틀대며 솟아오르는 모습도 하고 있어

힘차고 밝은 미래를 암시하는 듯 보였습니다. 





언제 따스한 봄날 왕벚꽃이 필무렵 다시 한번 찾아가

늘 마음이 열려있는 개심사에 제 마음을 던지고 오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바따구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