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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약수터인줄 알고 가봤더니...(진천/태화마애불)

바따구따 2012. 3. 23. 06:30

 

 

지나가다 약수터인줄 알고 가봤더니...

(진천여행/태화마애불) 2012.1

 

 

 

안녕하세요! 바따구따 입니다.^^

지난 1월 충북 진천군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초평저수지에 갔다가 집으로 향했습니다.

진천에서 증평쪽으로 가는 도중 초평저수지에서 얼마 안떨어진 고갯길(부처당고개)에서

 전통방식으로 올린 기와지붕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비석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각인줄 알았는데 비석은 안보였고 그럼 약수터가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안내문도 옆에 있는것 보아서 초정약수처럼 아마 오래전부터 있었던 약수터인줄만 알았습니다.

제목에 써놓아서 짐작은 하셨겠지만 들어가기전 여러분들은 이곳이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약수터인줄만 알았던 그곳에는 오래된 불상이...


 가까이 다가가보니 보호각 안쪽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물이 나오는 곳이 안보여서 약수터는 아닌것 같아

안내문의 내용을 읽어 보았습니다. 알고보니 이곳의 정체는 마애불이었습니다. (=암벽에 조각한 불상)

 

이 불상의 정식명칭은 진천 태화4년명마애불입상 입니다. 명칭이 참 길은데 그 이유는 아래서 하기로 하고요.

 

 그런데 불상이 보이나요? 오랜 세월 비바람으로 형체를 알아 보기가 힘들었는데 더구나 재질이 무른 바위에

조각을 하여 마모의 정도가 더욱 심했습니다. 얼핏보면 불상이 아니라 그저 바위처럼 보일정도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나마 다행인것은 보호각이 생겨 비바람은 어느 정도 피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상을 알아보기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보았습니다.^^

빨간색으로 된 부분이 원래 불상모습 입니다. 불상의 머리 부분은 없어진 것을 알수가 있고

아래쪽 옷의 주름을 보실수가 있습니다. 불상의 가슴쪽 파란색 부분에서는 불상의 얼굴이 보이는데

이는 후대에 조각을 한것이라고 합니다.

규모를 보면 높이는 119cm 이며, 연좌를 포함하면 170cm 라고 합니다.

 

 아래쪽을 확대해서 보면 더욱 잘 알아 볼수 있습니다.

연꽃대좌 위에 서있는 불상의 옷주름이 보이시죠?

 

 예전부터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이곳에는 금정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해 내려오는 문헌이 없어 사찰의 이름은 확실치가 않습니다.

 

 이 구멍은 총탄의 흔적인가요?

 

여기까지 보시면 '그저 오래되고 풍화작용으로 마멸이 심한 불상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불상에는 아주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비밀을 간직한 명문에 담겨진 뜻은?

 

이 불상은 1977년 단국대학교 박물관 조사반에 의해 발견이 되었는데, 흥미로운 사실 또한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불상 양옆으로 새겨진 글씨(=명문)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불상의 조성연대가 밝혀졌습니다.

 

우선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미륵불(彌勒佛)' 이라는 글씨가 보이는데

미륵불이란 미래에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부처로 이 불상의 정체가 밝혀진 것입니다.

 

왼쪽 새겨진 글을 보면 훼손이 심해 전문의 내용은 알수 없지만 '태화4년경술3월일(太和四年庚戌三月日)'

이라는 명문을 판독했다고 합니다. 이 글귀로 인해 이 불상의 조성연대는 신라 흥덕왕 5년(서기830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2012년이니 만들어진지 대략 120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셈이네요!!

 이 밝혀진 글귀 만으로도 충분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예거든요.


이 불상의 정식 명칭이 진천 태화4년명 마애불입상이라고 초반에 썼었죠. 그 명칭의 뜻을 여기서 알수 있겠지요?

풀어쓰면 '진천군에 위치한 서있는 불상으로 태화4년에 만들어졌고 암벽에 조각되어 있다.' 정도가 되겠네요.

풀어쓰니 더 어렵나요? ㅎㅎ

 

 

보통 마애불에는 이렇게 조성연도가 표기되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저 오래된 약수터구나하고 들어가본 곳에는 이처럼 귀중한 문화재가 있었습니다.

 

비록 형체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모가 심해 모르고 보면 그저 바위 덩어리일뿐인데

알고나니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어서 이날은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역사스페셜(?)의 바따구따 였습니다.^^ 

 

명칭: 진천 태화4년명 마애불입상

소재지: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산7

지정별: 충북 유형문화재 제91호

지정일: 1981년 5월 1일

 

   여행 tip!

▷ 입장료는 없고 따로 주차장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 진천에서 증평으로 가는 도로가(부처당고개)에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주변 관광지로 농다리, 초평저수지 등이 있습니다.

▷ 자세한 문의사항은 043) 539-3600 (진천군청 문화체육과)

  

참고자료: 안내문, 문화재청, 한국관광공사, 디지털진천문화대전, 진천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