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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창녕 우포늪 여행기

바따구따 2011. 11. 16. 07:00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창녕 우포늪 여행기

(창녕여행/우포늪) 2011.10.30

 

 지금까지는 여행지를 소개해 드리는 형식으로 글을 썼는데

이번 우포여행은 깔끔하게 다녀온 것이 아니라 글쓰는 방식을 살짝 바꿔 여행일기로 써봤습니다.

새롭게 글을 쓰자니 참 어색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월 30일 새벽 3시... 알람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아쉬운 창원여행을 뒤로하고 오늘은 집에 가는 날 입니다.

어제도 비가 그렇게 내리더만 오늘은 안내려야 할텐데.. 다행히도 오늘 경남 날씨 예보는 맑음입니다.

대충 씻고 옷가지를 챙기고 차에 올라탑니다.

왜 이리 일찍 일어나 어디 가냐구요?

집에 가기전 창녕에 들려 우포늪의 일출이나 안개에 쌓인 늪을 찍을 계획이었거든요.

 

 

다행히 비는 그친듯 했습니다. 도로에 물이 많이 고인거 봐서는 어제밤 비가 꽤 내린 모양입니다.

해가 아침 6시정도에 뜬다고 했으니 늦어도 5시 반까지는 가야합니다.

하지만 빗물과 어둠이 깔린 도로에서 속도 내기가 영 불안합니다. 다행히 5시 정도에 창녕으로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굵어집니다.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아~ 이대로 집에 가야하는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우포늪은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늪 입구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우포늪 입구에서 몇 백 미터 정도 차가 막혀 있었습니다. 다들 비상등을 키고 말이죠.

'아~ 사고가 났다보다.' 하고 저도 비상등을 키고 기다렸습니다. 한 10여분 지났나?

 어떤 분이 앞에서 오시면서 한차 한차 얘기를 나누는겁니다. 음.. '사고가 나서 밀린다고 말씀하시는구나.'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안오고 뒷차로 갑니다. 잉??

뒷차들과 말씀을 나누고 저를 지나쳐 앞으로 그냥 가시길래 급히 창문을 내려 물어봅니다.

"저기요. 앞에 사고 났나요? 왜 밀리는거죠?"

그러자 그 아저씨 왈 "아! 미안합니다. 여기 차들 다 일행분들이에요. 잠시 대기 중이에요. 그냥 앞질러 가세요"

이런~L.I.C  진작 말해주던가. 들어가서 얘기 나누던가! 나 혼자 뭐한거니 ㅡㅡ;;

 

 

알고보니 그 차들은 단체로 출사 오신분들 이셨습니다. 

여기로 출사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젓는 뱃사공을 연출하시는 분이 계시죠.

그분 하고 얘기하는걸 살짝 들어보니 '오늘은 안개도 아니고 해도 아니고 날씨가 안좋아서 어떻한대요?!'

그러게 말입니다 어떻하나요?

 

 

비가 잠시나마 그쳐서 그래도 다행입니다.

우포늪 포인트는 진사님들이 차지하고 있어 저는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갔습니다.

 

 

이래저래 일이 꼬여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왔으니

카메라를 꺼내고 조심스레 늪쪽으로 가봅니다.

 

 

새 찍으러 온건 아니지만 마침 저와 불과 몇 미터 앞에서 왜가리 한마리가 제 팔뚝만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었습니다. '캬~ 이거다' 하고 찍고 싶었지만 이제 차에서 내려 카메라 세팅중인데 어버버버...

결국 낼름 꿀꺽하고는 저 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무정한 새 같으니라고... 조금만 기다려주지..ㅜㅜ

 

야~ 오리! 여기 좀 봐봐~

 

잉? 머리 좀 들어봐 고개 숙이지 말고.. 이쁘게 찍어줄께!!

 

제 말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저렇게 고개를 물에 박은 채로 가버렸습니다. ㅜㅜ

'그래 사진 보다는 먹고 살아야지. 조심히 가고 아침 맛나게 먹으렴~'

 

 

오늘은 우포와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

한 줄기 스쳐가는 바람이 조금 더 내공을 쌓고 오라고 속삭여 주는것 같습니다.

'알았다. 다음에는 더 무장하고 올테니 너도 내게 잘 보여줘야 한다!'

 

정작 찍고 싶은 것 못 찍고, 보고 싶은 것 못 봤지만 이 한장이라도 건졌으니 다행입니다.

비록 우포늪하고 관련이 없다하더라도 제게는 나름 만족이었습니다.

이 단아하게 서있는 왜가리 마저 못 찍었으면 블로그에 올리지도 안했을테니 말이죠 ^^

 

언젠가 다시 반드시 가볼 우포늪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는데...

 고속도로 진입하니 날이 개기 시작하더라구요. 이런.. 마지막까지 ㅜㅜ